언젠가 그랜드캐년에 꼭 가보고 싶었다. 상상할 수 없는 깊은 협곡과 광활한 자연의 신비를 꼭 몸으로 느껴보고 싶었다. 그런 곳에 우리 세 식구가 왔다. 그리고 일출을 맞이했다. 이제 우린 세 식구다. 아이들은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. 함께 오지 않은 아빠를 생각했을까? 내가 그랜드캐년에서 일출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. 일찍 서둘러 주신 가이드 덕분에 해가 뜨기 딱 몇 분 전에 우리는 도착했고,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모여 있었다. 한여름이었지만, 정상은 너무너무 쌀쌀했다. 여분의 옷을 준비하지 못해 덜덜 떨면서 일출을 기다린다. 그래, 이제 다시 시작이지. 나는 잘할 수 있다. 머나먼 미국 땅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나는 약간의 허전함과, 그보다 큰 다짐..